아폴로 안톤 오노 같은 사람이 얼핏 봐서는 얍삽한 기회주의자 같고 페어플레이를 안 한다고 비난할 수 있겠지만, 험한 세상에서 어떻게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지 잘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오노가 스케이트 타는 것을 이번에 우연찮게 유심히 볼 수 있었는데, 여태까지 어떤 식으로 메달을 따왔는지, 심판들이 어디가 허점이고 쇼트 트랙의 허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꿰 뚫고 있었고, 언론 플레이는 어떻게 하면 내게 유리할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세상을 내 입맛대로 요리할 줄 아는, 게다가 치고 빠질 때를 정확하게 아는 기술, 메달리스트 다왔고 방송이나 여기 애들이 왜 오노 오노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성공했다는 사람 중에 오노 같은 스타일이 꽤 된다. 어느 나라든지 마찬가지이지만, 정글 같은 세상에서 오노 같은 사람을 "현명한 꾀돌이"라고 칭송해 마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하필 일본계 혼혈이기 때문에, 여기서 미국은 물론 일본인의 특징 까지 잘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이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 받을까봐 여기까지만.

아주 명확하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생은 오노 같이 기회가 왔을 때 잘 낚아 채고 편법과 불법, 탈법의 선상에서 세상을 내 입맛에 요리할 수 있는 실력과 자격을 갖춘 사람을 아주 선호한다는 것이고 내 기술이 양날의 검이 되지 않게 절제할 줄 아는 (사실은 뒤로 한발 빼 움추리고 기회를 엿보는 것이지만)...나아가 조금은 비굴하고 눈치를 살필줄 아는 사람을 

- 참을성 있는 자,
- 현명한 자, 나아가
- 승자 라고 칭하게 되는 것이다.

오노는 내가 보아 왔던 많은 미국의 지도자 모습을 닮았다. 아주 많이. 오노 같은 사람이 되어 실속을 잘 챙기는 그런 이가 되자. 남들의 혹은 코리언 네티즌들이 뭔 말을 하건 (결국 나는 더 유명해지고 어젠다/이슈 메이커가 되어 언론 한번 더 타주게 될 뿐...ㅎㅎ).

우리 입장에서 오노 같은 애들 길들이는 방법은, 철저한 무시/외면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당장 억울한...또 반복되는 시스템 상의 오류 때문에 가만히 있기 어렵게 되어 있는 것 같다.

쇼트 트랙 스케이팅 자체가...오노 같은 아이들 때문에, " 저걸 스포츠라고 할 수 있겠나....작은 망아지들 놓고 달리는 경마 혹은 도박이지..." 라는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

얍실한 턱수염을 아직까지 남겨둔, 우리의 아폴로, 지혜와 질투를 동시에 불러오는 "삽얍의 신의 경지" 아닐까?

어떤 선수들은 스케이팅을 예술 혹은 발레나 무용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와중에, 다른 어떤 메달리스트는 그것을 마작이나 고돌이 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주는, 그러나 내 이익관계는 철저히 챙겨주는 센스를 보여준 올림픽이었다.

어찌되었거나, 내 이익관계만 챙기면 그만인 세상이니까.


[소인배 승승장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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